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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머신 하는 K-공대생

대학에 온 후 생각 본문

잡담, 일상

대학에 온 후 생각

prgmti1 2023. 5. 13. 18:03

  23학번으로 들어와 두 달 정도 대학을 다녔다. 처음으로 내가 원하는 과목을 수강신청하고 강의실을 왔다 갔다 하면서 수업을 듣고, 친구들과 놀러 가고, 술도 마시고 동아리에서 계속 인공지능을 공부하고, 예상 밖의 일이지만 잘 맞는 사람과 연애도 하게 되었다. 그냥 별다른 생각 없이 매주 수업 열심히 듣고, 밥 먹고, 공부 좀 하고, 동아리 가서 딥러닝 스터디하고, 여자친구랑 소소하게 만나서 놀고, 친구들이랑 학교에서 하는 세미나나 강연들 보러 다니고 같이 저녁도 먹고 주말엔 과제를 한다. 아직은 첫 학기니 대강대강 살아도 괜찮겠지란 생각에 큰 부담을 못 느끼는 것 같다. 아직 딱히 어려운 전공과목도 없고 과제나 시험, 퀴즈도 어렵지 않고 무난무난해서 큰 공부적인 어려움은 없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크게 어렵다는 생각이 안 든다. 

 

  뭐 대학에 오니 꽤나 나의 삶이 개선된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공부도 적당히 하고 사람들도 만나고 여유롭게 사는 모두가 추구하는 이런 삶이 좋긴한데 허전함과 공허함이 느껴진다. 좀 생각해 봤는데 나의 도전 욕구를 자극시킬만한 무언가가 없다는 게 아쉬운 것 같다. 고등학생 땐 힘들었는데 허전하고 공허하다는 느낌은 안 들었다. 뭔가 성적을 올려야겠다, 궁금한 걸 다 해결하겠다, 연구 한번 제대로 해보자, 대회 나가서 다 휩쓸고 오자 이런 마인드로 계속해서 무언가에 도전했던 기억이 있었다. 근데 지금 당장은 정말 도전적으로 하는 무언가가 아예 없다. 누구나 인정하는 좋은 대학에 가면 인생이 끝나는 게 아닌데 거기에 너무 안주해 있는 느낌이 강하다. 이런저런 생각에 아버지랑 같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눠봤었다. 은퇴를 앞두고 있는 나이임에도 계속해서 커리어를 쌓고, 집에 와서는 새로운 툴을 계속 공부하고, 계속 실패하는 면접에도 이직 준비를 계속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극이 되었다. 그러면서 초심 잃지 말고 내가 왜 이 학교에 오고 싶어 했고 어떤 나의 모습을 상상했는지, 지금의 나의 모습에 스스로 만족하는지를 계속 생각해 보라는 조언을 들었다. 솔직히 이 정도면 괜찮다는 생각은 하지만 공허함이나 허전함이 좀 느껴진다는 건 만족스럽지 않은 삶이라고 느껴진다.

 

  이런 시기에 주변을 돌아보면 사람들은 계속해서 무언가에 도전하고 목표를 위해 나아가는 느낌이 들지만 그에 비해 나는 계속 정체해있다는 느낌이 있다. 솔직히 지금까지 공부한 내용들은 의지만 있으면 2주 정도면 다 커버칠 수 있는 내용들이라 학문적인 성장도 별로 안 큰 느낌이고, 인공지능 쪽도 제대로 된 교재로 다시 스터디를 하면서 이론적으론 튼튼해지는 것 같은데 아직도 pytorch로 제대로 된 코드 하나 작성하는 것도 힘들어하는 날 보며 좀 답답하다. 사실 수업시간 때도 제대로 복습을 못해서 대강대강 이해하고 퀴즈 준비할 때나 시험 때 대충 한번 훑고 시험 보러 가고 이 정도로만 공부해서 내가 배운 내용들이 2주면 다 커버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 수도 있다. 교재 연습문제도 안 풀어보고 시험을 보는 상황인데 사실 무슨 제대로 된 공부를 했다고 할 수 있을까(근데 점수 분포보면 나보다도 공부를 안하는 사람들도 꽤 많은 듯 하다...). 대학의 본질은 공부만이 전부는 아니지만 공부라는 기본 베이스가 튼튼하지 않은 상황에서 내가 어떤 응용적인 무언가를 시도해볼 수 있을까.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은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연습 문제 좀 풀어보면서 깊게 공부를 진행해보고, 지금 하는 딥러닝 스터디도 더욱 진심으로 참여해보고, 귀찮다고 레포트 대충 쓰지 말고 하나하나 진심으로 다 참여해보자. 그리고 나중이 되면 랩 인턴이든, 카포전 준비든, 창업이든 나의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키는 무언가를 계속 지원해서 도전해보자.

 

  전에 지금이랑 비슷한 경험으로 고등학교 때  https://prgmti1.tistory.com/26 이런 글을 쓴 적이 있었다. 그리고 제발 나에게 부탁하지만 겉으로 번지르르하게 포장된 삶을 살려하지말고 정말로 실속있게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도전적인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자. 이를 위한 첫 걸음으로 약 1, 2 주간의 목표와 이에 대한 피드백을 블로그나 개인 노트에 꾸준히 기록해보려고 한다.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삶을 계속 살아보자. 멈춰있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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